진짜 맛있는지 궁금했던 백년가게 종로 이문설렁탕
몇 년 동안 맛집 지도에 찍어두고 가지 못했던 종로 이문설렁탕을 다녀왔습니다. 서울미래유산으로도 선정된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두말하면 입 아픈 그런 곳입니다. 을지로 쪽에 볼일이 있어서 갔다가 들렀는데 평일 저녁이어서 그런지 식당이 한산했습니다. 건더기까지 남김없이 한 그릇 뚝딱 비운 이문설렁탕 방문 후기를 시작합니다.
주소: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38-13
영업시간: 월 ~ 토 8:00 ~ 21:00, 브레이크타임 15:00 ~ 16:30, 라스트 오더 20:30, 일요일 8:00 ~ 20:00, 브레이크타임 15:00 ~ 16:30, 라스트 오더 19:30
전화번호: 02-733-6526
주차: 불가,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이문설렁탕 입구입니다. 간판에는 이문설농탕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농협은행 옆 골목을 따라 쭈욱 들어가면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골목입구에 이정표가 있으니 화살표를 따라 쭉 직진하면 됩니다. 주말이나 평일 낮에는 어떤 모습일지 모르겠지만 평일 저녁은 사람이 거의 없는, 조금은 음산한 분위기였습니다. 복잡한 거리에서 한 블록 들어갔을 뿐인데 어둡기도 하고 사람도 많이 없었습니다.
메뉴판입니다. 매장 여기저기 붙어있습니다. 식사류와 안주류로 나뉘고 다른 테이블에서는 대부분 철판에 나오는 메뉴에 술 한잔을 하고 있었습니다. 수육으로 추정됩니다. 저녁 식사를 하러 갔기 때문에 지인과 설렁탕 2개를 주문했습니다. 메뉴판에는 설농탕이라고 적혀있네요. 궁금해서 설렁탕과 설농탕의 차이점을 찾아보았습니다.
설렁탕 vs. 설농탕
결론부터 얘기하면 설렁탕이 맞는 표기법입니다. 설렁탕은 소의 머리, 내장, 뼈다귀, 발, 도가니 등을 넣고 푹 삶아서 만든 국입니다. 설농탕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의 표기법상 어긋나는 표현이지만 설렁탕의 이칭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설농탕의 어원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많이 나오니 직접 확인 부탁드립니다. 국물이 뽀얗고 맛이 농후하다 하여 설농탕이라고 하는 설농탕,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몸에 좋고 맛있는 음식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매장 일부와 테이블에 놓인 식기류 김치, 그리고 파입니다. 오픈형 주방이어서 요리하고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이 모두 보입니다. 벽을 따라 룸이 몇 개 있고 나머지는 자리는 홀 4인석입니다. 생각보다 자리가 많습니다.
배추김치는 직접 잘라먹을 수 있도록 집게와 가위를 줍니다. 테이블 한쪽에 접시, 물컵, 왕소금, 후추가 놓여있습니다. 각자 입맛에 조미료를 넣어 먹으면 됩니다. 젓가락과 휴지는 테이블 옆 서랍을 열면 나옵니다. 뚝배기에 숟가락이 담긴 상태로 나오기 때문에 젓가락만 있습니다.
음식을 주문하고 테이블에 식기류를 놓으며 지인과 몇 마디 나누고 있으니 설렁탕이 나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그대로, 숟가락이 뚝배기에 담긴 채로 나옵니다. 육안으로만 보면 뽀얀 국물에 고기 건더기 몇 점이 떠 있는 것 같습니다. 숟가락으로 뒤적뒤적하면 숨어있던 소면과 밥알이 보입니다.
숟가락으로 건더기를 살짝 들고 찍어보았습니다. 파도 듬뿍 넣어주었습니다. 바닥에 가라앉아있던 밥, 소면, 고기가 뭉텅이로 걸립니다. 몇 번 휘휘 저어봤는데 고기 양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그동안 먹은 체인점 설렁탕집의 기본 설렁탕보다 가격은 3,000원가량 비싸지만 고기 양은 그 이상으로 많습니다. 밥을 다 먹을 때까지 고기가 남아서 막판에는 고기에 김치를 얹어 먹기도 했습니다.
같이 간 지인은 국물을 몇 숟가락 떠먹더니 '특별한 맛은 아닌 거 같은데, 앞으로 다른 설렁탕 집 가면 이 맛이 생각날 것 같다'라고 합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뚝배기를 기울여서 먹어본다며 한 그릇 맛있게 먹었습니다.
국물은 간이 되어있지 않아서 밍밍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국물 자체는 고소하고 감칠맛이 나서 호록 호록 계속 떠먹게 됩니다. 맛있습니다. 소금과 후추를 넣기 전에 배추김치와 같이 먹으니 간이 딱 맞습니다. 심심하게 먹는 편이어서 김치 간도 세다고 느껴집니다.
소금과 후추를 넣는 게 더 맛있다는 후기를 보고, 절반정도 먹은 후에 소금과 후추를 넣어 먹었습니다. 국물 간이 맞아서 좋았지만 감칠맛이 떨어지고 소금의 짠맛이 많이 느껴집니다. 여기에 김치까지 곁들이니 너무 짜서 김치를 포기하고 설렁탕만 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소금 간을 하지 않고 김치를 얹어 먹는 게 가장 맛있었습니다. 설렁탕에 간이 되어 있지 않기도 하고 입맛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일단 먹어보고 입맛에 맞게 조절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후기
그동안 웨이팅 때문에 방문을 망설였는데 평일 저녁이라 그런지 한산했고 비교적 조용히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것을 알았다면 진작 다녀올걸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문설렁탕은 이미 유명한 식당이지만 몇 년 전 적산가옥 문제로 가게를 이전한다는 글을 보고 그 존재를 알게 된 곳입니다. 120년 동안 같은 지역에서 한 업종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만 보아도 얼마나 대단하고 맛있는 곳인지 알 수 있습니다. 요즘 몇 개월만 지나도 음식 맛이 변하는 식당이 많은데, 오랜 시간 동안 한결같은 맛을 내고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다음에 방문하면 또 똑같은 맛을 볼 수 있겠지요. 또 들러야겠습니다. 이상으로 진짜 맛있는지 궁금했던 백년가게, 종로 이문설렁탕 방문 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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