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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 혹은 탈색하면 머리카락이 잘 안 마르는 이유

by 나노피코 2023.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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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 혹은 탈색하면 머리카락이 잘 안 마르는 이유

최근 머리카락을 염색하였습니다. 오랜만의 염색이다 보니 염색 전과 후의 차이점을 금세 느끼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염색 후에 머리카락을 말리는데 2 ~ 3배의 시간이 더 소요된다는 것입니다. 머리를 감고 나서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하면서부터 머리카락이 물을 머금은 듯 잘 뭉치고 풀리지 않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염색이나 탈색을 하면 왜 머리카락이 잘 마르지 않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그 외에 머리카락 구조와 염색 원리에 대해서도 간단히 다루고자 합니다.

 

머리카락의 구조

머리카락-구조
그림 1. 머리카락의 구조 (출처: https://www.richfeel.com/)

그림 1은 머리카락의 구조를 나타낸 이미지입니다. 머리카락은 크게 큐티클(Cuticle), 피질(Cortex), 수질(Medulla) 세 개의 층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각의 기능이 있습니다. 

큐티클(Cuticle)
큐티클은 머리카락의 가장 바깥층으로, 외부 환경으로부터 머리카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큐티클은 기와지붕과 비슷한 구조로, 작은 비늘이 8 ~ 10겹 두께로 겹쳐있는 형태입니다. 작은 비늘이 빈틈없이 평평하게 겹쳐있으면 머리카락이 부드럽고 건강한 상태이지만 큐티클이 손상되면 비늘이 들뜨게 되고 머리카락이 푸석푸석해 보입니다(그림 3). 큐티클은 모발의 질감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피질(Cortex)
피질은 큐티클 바로 아래층에 있는 구조물입니다. 모발에 힘과 탄력을 주는 섬유질 세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피질층에는 머리카락의 색상을 나타내는 멜라닌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질(Medulla)
수질은 모발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층입니다. 이 층은 매우 부드러운 케라틴 단백질 세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질의 기능은 머리카락의 다른 층(큐티클과 피질)으로 필요한 모든 영양 성분을 운반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염색의 원리

그림 2. 머리카락의 염색 및 탈색 원리 (출처: https://labmuffin.com/)

염색은 머리카락 표면의 큐티클을 열면서(open cuticle) 시작되는데, 여기에 사용되는 염색약은 1제와 2제로 나뉩니다. 1제는 원하는 염료와 암모니아(알칼리제)가 섞인 약이고 2제의 주성분은 과산화수소(산화제)입니다. 1제를 처리하면 암모니아가 큐티클을 느슨하고 들뜨게 만들어줍니다. 큐티클이 열리면 들뜬 틈 사이로 과산화수소와 염료가 침투하게 됩니다. 2제의 과산화수소는 멜라닌을 파괴하는 역할을 합니다. 멜라닌 색소가 파괴되면서 검은색 혹은 갈색의 머리카락이 탈색되어 색이 빠지게 되고, 파괴된 멜라닌 자리에 염료가 채워짐에 따라 원하는 머리카락의 색깔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그림 2는 머리카락의 염색 과정입니다. 닫혀있는 큐티클을 암모니아로 열어주면 안쪽으로 과산화수소가가 침투하여 피질층의 멜라닌 색소를 파괴합니다. 이에 따라 모발의 색이 빠지고 그 자에 염료가 대신 자리 잡게 됩니다. 이후 다시 큐티클을 닫아주면 결과적으로 원하는 색깔의 머리카락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탈색의 원리

탈색은 염색과 비슷한 원리이지만 염료가 없다는 것이 다릅니다. 먼저 알칼리제로 큐티클을 열어주고 피질 내부로 과산화수소를 침투시킵니다. 침투한 과산화수소로부터 발생된 산소는 유색의 멜라닌 색소를 무색의 옥시멜라닌으로 산화시켜 모발의 색상을 밝게 만들어줍니다. 이 상태로 다시 큐티클을 닫아주면 색이 빠진 상태를 유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백금발 같은 밝은 색을 위해서는 탈색 과정을 2번, 3번 반복하여 진행합니다. 그림 2에서 세 번째 단계까지 진행한 것이 바로 탈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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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 후 머리카락이 잘 마르지 않는 이유

큐티클-상태-비교
그림 3. 보통의 머리카락 큐티클과 손상된 큐티클 (출처: https://barronslondonsalon.com/)

그림 3은 보통 상태의 큐티클과 손상된 큐티클의 비교 이미지입니다. (단순 비교를 위한 것일 뿐, 염색 전과 후의 큐티클 상태가 아닌 점 참고부탁드립니다) 건강한 머리카락 표면은 큐티클이 잘 붙어있지만, 머리카락이 상하면 표면의 큐티클이 들뜨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염색을 하면 머리카락 속에 있는 다양한 성분들이 머리카락 밖으로 빠져나오게 됩니다. 색소인 멜라닌뿐만 아니라 단백질, 수분 등의 모발 내 영양성분까지 같이 빠지게 됩니다. 게다가 염색 후에 큐티클을 다시 닫아주었다 하더라도 이미 한번 손상된(열렸다 닫힌) 큐티클은 원래의 건강한 상태로 복구되기 어렵습니다.

염색이나 탈색으로 인해 머리카락 안의 여러 성분이 빠지게 되면 그 공간은 빈 상태가 됩니다. 큐티클 또한 들뜨게 됩니다. 그래서 염색 후에 머리를 감으면 그 빈 공간에 물이 들어가면서 수분을 더 머금게 되고, 이로 인해 머리카락을 말릴 때 오래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염색이나 탈색 후에는 지속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머리카락 내부의 영양이 빠진 상태이기 때문에 단백질 트리트먼트와 헤어에센스 등의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염색이나 탈색을 하면 머리카락이 왜 늦게 마르는지, 그리고 그에 관련된 기초 지식까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해당 사유가 머리카락 내의 영양성분이 빠졌기 때문인 만큼 염색 및 탈색 후에는 지속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더불어 모발에 필요한 영양 성분이 풍부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염색을 하지 않았더라도 트리트먼트나 에센스 사용을 통해 건강한 모발을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이상으로 염색 후에 머리카락이 잘 마르지 않는 이유에 대한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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